장진영과 국화꽃향기

오늘 든 잡생각 2009. 9. 3. 17:57
+
약 7-8년 전, 겨울학기 계절학기에 '영화와 예술'에 대한 과목을 수강하였다.
그 때 강의하셨던 담당 교수님이 이 영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당시에 국화꽃향기와 비슷한 스토리의 소설들이 대유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교수님이 설명해주시기로,
'국화꽃향기' 역시 출판사와 작가가 작정하고 콘텐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한,
소위 돈벌이로 만든 소설이며,
그 일환으로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이미 소설작업 때부터 예정이 되어있었고,
이를 영화화하기 위한 의뢰가 들어왔는데
이런 걸 영화로 만들어야하냐며 약간의 불만을 내비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주인공 남녀로서 염두에 두었던 것이
전지현과 조승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말씀을 해주시며
"굳이 그런 이상한 소설 사서 읽을꺼까진 없고,
알아서들 빌리든지 해서 읽고나서
이를 영화로 만들 때 어떤 점을 넣어야 할까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보고서로 제출하라"
라는 과제를 내주셨다.

그런 트렌디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그런 책을 사서 보는 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미 재빠른 학우들은 다들 책을 빌려가버린 터,
한 권 정도는 사서 봤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당시 이 영화가 제작된다면
너무 트렌디 영화가 되어 묻히지 않으려면, 다음의 것을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코멘트 했다.
1. 주연인물: 너무 유명한 배우가 아니어야 할 것.
                 여자 주인공으로는 장진영이 제일 적합할 것이라 생각되고,
                 남자 주인공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좀 신선한 느낌의 남자배우여야 할 것.
2. 청각을 잘 이용한 영화일 것: 예를 들어 종이가 바스락거린다거나 연필로 쓸 때 들리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잘 나는 영화일 것
3. 너무 트렌디한 영화로 간다면 대중들에게 묻힐 것임

뭐 이정도였는데,
반년 정도 후였던가,
장진영이 캐스팅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친구와 호들갑을 떨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영화는 의외로 너무 트렌디한 느낌은 아니었다.

+
나름의 추억이 있는,
장진영을 예전부터 참 좋아했던 나로서는
그녀의 죽음이 참 안타깝다.
30대 후반을 달리는 몇 안되는 여배우들 중에,
연기를 진지하게 하는 배우들 중 하나였는데.

+
그녀 남편의 순애보는 (일단 표면적으로는)
그녀의 죽음과 국화꽃향기를 오버랩시키며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참, 잔잔하게 연기를 하다가
훌쩍 떠나버린 안타까운 배우란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