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열쇠

Buecherei 2008. 10. 18. 22:45
가을에 접어들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누군가에게서 예고도 없이 받았던,
마음 아픈 추억들을 가득 담은 소포안에 끼어있던 책이다.

아빠가 감명깊게 읽었다 했고,
엄마가 감명깊게 읽었다 했으며,
동생은 고등학교 때부터 AJ 크로닌의 약속을 감명깊게 읽었다 했다.

적어도 가족 구성원의 3/5이 감명깊게 읽고,
또한 좋아한다는 작가의 작품을
드디어,
읽게 된 것이다.

가톨릭계열의 서가에서 유명한 작가이며 작품이기는 하나,
성채, 약속 등으로 비가톨릭인들에게도 꽤 유명한 작가이며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하여, 주인공은 프랜시스 치점 신부.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좋은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신학교에 들어가,
2차 바티칸 공의회가 있기 훨씬 전부터,
이미 종교의 포용성과 그 경계에 대해 급진적인 고민을 하며
중국에서 굴곡많은 선교활동을 하다가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사생아의 사생아를 기르며
본당 신부로서 소박한 신부의 삶을 꾸려나가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소설을 보는 내내 치점 신부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그리고 그 앞의 험난한 신부생활에
가슴 두근거림과 조마조마함을 감출수 없었다.

검고 긴 수단을 입은 수척한 치점 신부의 모습에
오버랩 되는 누군가가 있었으니.
언제부터선가, 신부님들의 로만칼라와 든든한 앞모습에서 느껴지는 성스러움과 신뢰감 뒤에 존재하는
검은 수단을 입은 어깨와 치마처럼 긴 수단을 입고 휘적휘적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알 수 없는 슬픔을 느끼게 되었다.

그 슬픔은 나의 투사다.
그들의 모습에서 보이는 누군가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이 떠오를때마다 올라오는 서러움? 슬픔? 안타까움?


천국의 열쇠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A. J. 크로닌 (바오로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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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말에 번역되어 나온 책인데,
거듭 재발행하면서 번역이 다듬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번역 참 잘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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