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식 최근 연구] 저탄고지와 키토식의 (조작적) 정의

Ketogenic 2017. 11. 17. 03:35

오늘은 일을 일찍 종료시키고, 이런저런 랜덤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문득 저탄고지와 키토식의 (조작적) 정의가 궁금해졌다.


직업병이지만, 어떤 구성개념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지 조작적으로 정의 (operational definition) 해주는게 마음이 편하다.

Volek & Phinney의 저탄수 식사에 대한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저탄고지 식이방식에 대한 정의가 연구들마다 너무 다르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존 연구들 문제점은,

1. 독립변인(independent variable)인 고지방식 정의가 합의되지 않음

(i) 고지방식에 대한 잘못된 이해 (60% 이하의 지방섭취는 고지방식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섭취하는 지방 및 탄수 종류가 중요.)

(ii) 신체 대사방향이 고지방식에 적응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잘못된 이해 (최소 4주의 적응시간을 거쳐야 한다)

2. 종속변인(dependent variable)의 정의 및 해석 

(i) 고지방식의 효과를 어떻게 무엇을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필요 (총 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케톤체 생성?)


심심해서 최근 연구들을 대충 뒤져보다가, 이 연구를 발견하였다.

아래 연구는, 중국에서 건강한 젊은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Wan, Y., Wang, F., Yuan, J., Li, J., Jiang, D., Zhang, J., ... & Li, D. (2017). Effects of macronutrient distribution on weight and related cardiometabolic profile in healthy non-obese Chinese: a 6-month, randomized controlled-feeding trial. EBioMedicine22, 200-207.

아래는 위 연구에 대한 코멘트로, 개인의 당 대사능력에 따라 저탄고지식의 효과가 달라진다고 주장.

Astrup, A., & Hjorth, M. F. (2017). Low-Fat or Low Carb for Weight Loss? It Depends on Your Glucose Metabolism. EBioMedicine22, 20-21.


Wan (2017)의 연구 요약.

1. 연구목적

- 저탄고지식과 체중감량과의 관계 탐색

- 과연 아시아인에게도 서구의 이러한 식이방식이 효과가 있나 살펴봄.

2. 연구 디자인

- 3가지 식이 조건 (저탄고지, 중탄중지, 고탄저지)

- randomized controlled study

- 중국 북부와 남부, 두 장소에서 진행

- 6개월 식이 유지 및 매달 종속변인 측정

3. 피험자군

- 건강한 젊은 사람들

4. 독립변인

- 3가지 식이 조건

(ㄱ) 저탄고지=40% 지방, 46% 탄수, 14% 단백

(ㄴ) 중탄중지=30% 지방, 56% 탄수, 14% 단백

(ㄷ) 고탄저지=20% 지방, 66% 탄수, 14% 단백

- 모든 집단의 식단에 빵/쿠키 (밀가루, 설탕)가 포함되고, 오일류는 콩기름 사용.

5. 종속변인

- 체중

- 콜레스테롤 변인들 (full lipid panel)

- 허리둘레

6. 결과

- 모든 집단에서 체중, 허리둘레, lipid 감소

- 가장 큰 감소는 (ㄷ) 고탄저지 집단.

7. 결론

- 중국인은 저탄고지 식이방식이 맞지 않다. (좀 강한 어조를 씀. "...should be discouraged from following the continuing trend towards increasing dietary fat intake at the expense of carbohydrates")


Astrup(2017)가 Wan연구에 대한 코멘트를 담.

1. 특정 식이의 효과는 개인변인에 따라 다르다. 즉, 당대사 능력이 조절변인(moderator)이라는 것이 그 요지.

2. 당대사에 문제가 있는 당뇨/과체중/비만 환자들은 탄수 제한 식이에서 효과를 많이 본다.

3.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당대사 능력에 따라 탄수 제한의 효과가 다를 수 있다.

4. 결론: 개인마다 다른 식이접근이 필요.


개인적으로 Wan 연구의 강점은, 6개월 간 식이를 유지하며 관찰했다는 것과 인종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

그러나, 약점은 역시나 Volke & Phinney가 지적한대로, 고탄저지식에 대한 잘못된 정의에서 출발한 것.

그리고 말미에 "should..."라고 쓴 것은 너무 단정적이다.

Data에 기반한 결론을 내려야지, 이건 너무 일반화.


Astrup의 코멘트는 개인변인을 고려하자는 것이 그 요지인데, 좀 더 완곡한 어조로 코멘트를 하고 있다.


저탄고지 혹은 키토식에 몸이 대사 방향을 완전히 적응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은 인종마다 다르다고 여러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종족이 다 비슷한 것 같아도, 인종마다 다른 부분도 클텐데, 이를 찝어주는 Wan의 연구가 꽤나 반갑다.

서양 위주의 연구들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연구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Astrup이 지적한대로, 아시아인 중 당대사에 문제가 있는 집단을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들을 일반화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저탄고지식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필요한 것 같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약 처방할 때, 어떤 질병에서는 이 정도의 약물 량에서 시작한다던가, 어떤 선은 넘으면 안된다던가 하듯이.

그리고 종속변인도 좀 더 정비되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다양한 집단으로 연구하고, 기존 연구들을 통합할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성별에 따른 연구들도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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