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간 일반식 후 돌아온 키토식, 혈중 케톤 농도 및 키토시스

Ketogenic 2018. 5. 26. 05:03

2개월의 일반식 후, 키토식으로 다시 돌아왔다.

역시 키토식은 심신의 안정을 가져온다.


내 키토식의 여정:

1기 (8개월): 2017년 7월 18일 키토식 최초 시작

휴식기 (2개월): 2018년 3월 6일 키토식 종료 (이유는 살이 쪄서... 그러나 일반식 후 더 찜;)

2기 (현재, 3주차): 2018년 5월 5일 키토식 재시작


1기 (3개월의 엄격한 키토식 및 5개월의 키토 인-아웃).

첫 3개월엔 키토식을 매우 엄격하게 지켰다.

Fitness Pal을 이용해서 먹은 음식들을 모두 기록하고, 탄수량을 꼼꼼이 살폈다.

지방을 의식적으로 챙겨먹으면서, 방탄 음료라던가 지방류를 듬뿍 담아 먹었다.

당시 혈중 케톤체는 보통 3-5를 왔다갔다 했다.

당시의 자세한 기록들은 Ketogenic 카테고리에 많으므로, 관련 경험담은 생략.

그 다음 5개월 정도는 키토 인-아웃을 반복하면서 체중이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래는 2017년 12월, 현란한 키토 인-아웃의 현장 (약 2주간의 추적결과).




2018년도 들어오면서,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학기가 바빠지면서 음식을 따로 관리하기가 번거로워지자 키토 인-아웃이 더욱 심해졌다.

특히, 치팅할 때에는 먹는 음식의 질이 매우 안좋아지고, 튀김류나 크림류가 엄청나게 땡겼다.

그렇게 키토 인-아웃이 되는 와중, 1달 간격으로 2-3키로가 훅 올라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결국 그냥 일반식으로 가야겠다 싶어, 3월에 키토식 종료를 하였다.


휴식기와 변화 (2개월).

탄수가 그립기도 했고, 바쁠 때 아무거나 사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반식으로 돌아가서 처음에는 이것저것 자유롭게 사먹었다.

그런데 점점 심신에 일어나는 변화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그 변화들은,


1. 식탐

키토식 전만큼은 아니었으나, 음식 생각이 자주 나는게 눈에 띄었다.

간식생각이 나고, 단 음식들이 땡기기도 했다.

그래도 키토식 전에 심했던 식탐에 비해서는 많이 안정적이어서, 식사 간에 음식 유혹이 많이 줄긴 했다.

하지만, 배고파지면 초조감이 심해져서 불편했다.


2. 기분의 변화가 심하다.

스트레스에 대해 기분 변화가 너무 심하고, 기분이 바닥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인해, 하는 일들에 대한 동기도 크게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도 많은 상황이어서, 이를 단순히 음식 종류에 귀인할 수는 없으나, 고탄수 식사가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3. 수면

수면이 엉망이 되었다.

키토식 이전에는 수면에 크게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키토식 후의 꿀잠과 규칙적인 수면패턴을 경험하고 나니, 일반식 후에 내 수면이 얼마나 엉망인지가 더 극명하게 보였다.

피곤해도 잠이 잘 안들고, 중간에 깨고, 한 번 깨면 잠을 다시 드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이런 현상이 1주 3일 정도는 나타났는데, 특히 주중에 더 그런 패턴을 보이니 너무 성가셨다.

스트레스 반응이라는게 너무 더 도드라짐.


4. 체중

체중재는 것을 딱 멈췄다.

옷이 안맞기 시작하고, 허리 둘레에 도드라지는 살을 보며 스트레스를 꽤나 받았다.

1년 전에 잘 들어가던 옷들이 이젠 딱 맞아서 움직이기 불편해질 정도가 되었다.


5. 위장 관련

배에 가스가 찬다. 변의 색도 다시 밝은 갈색으로 변하고, 화장실에서의 냄새도 고약해졌다.


6. 탄수에 대한 입맛

이건 좀 재미있는 관찰이었다.

일반식을 하는데도, 빵, 밥, 과자류가 이전 만큼 (혹은 기대만큼?) 맛있지가 않았다.

입은 먹고 있고, 맛도 있긴 하나, 내가 기대했던 만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점점 탄수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흥미가 떨어졌는데, 키토식으로 갈만한 에너지가 없었다고나 할까.

키토식하려면 내가 요리를 해야하는 것이 가장 걸림돌이었다.

귀찮.


7. 식사비용

일반식을 하며, 밀프렙을 하지 않게 되며 사먹다 보니, 식사비용이 꽤 들어갔다.

게다가 간식류를 사게 되니, 키토식 이전보다 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


8. 생리주기

생리주기는 크게 변화가 없었으나, 랜덤하게 혹은 배란기에 계속 출혈을 했다.

출혈량이 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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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및 키토시스 재진입 속도 (현재~).

그래서, 다시 키토식으로 돌아왔다.

현재 3주 정도 되었다.

5월 초에 시작했으나, 중간에 아파서 잠시 죽을 먹었더랬다.

그러다 다시 키토식으로 돌아왔고, 그 이후로 혈당과 혈중 케톤체 수준을 계속해서 측정하고 있다.


키토식을 다시 시작하면서, 이런 저런 염려들이 있었다.

키토 플루라던가 키토시스 재진입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 좀 걱정을 했고, 처음 시작했던 만큼 엄격하게 할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뭘 먹어야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었고, 블로그에 기록해왔던 내용들도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지방을 굳이 챙기기보다는 야채 탄수 외에는 탄수음식을 멀리하자라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야채를 많이 먹거나 단백질을 많이 먹게 된다.

지방 챙겨먹기 힘들어..


놀랍게도, 키토식을 다시 시작하자 내 염려들은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키토식을 다시 하면서 관찰한 점은:


1. 키토시스 재진입에 걸리는 시간: 2-3일 

케톤체를 생성하고 소비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두니, 2개월을 쉬어도 금방 키토시스에 진입을 했다!

혈중 케톤체 레벨은 매우 느리게 올라갔다.

특히나, 일일 혈중 케톤체 레벨 변화가 상당했는데 (0~2), 대사의 탄력성이 꽤나 높아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2. 야채나 단백질 폭식은 키토아웃. 그러나 회복이 빠름.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재미있었던 부분.

야채는 구근류를 빼면 가리지 않고 많이 먹고 있는데, 야채와 비트 많이먹고 키토아웃 됐다. (물론 비트는 구근류지만..)

단백질 많이 먹은 날에도 키토아웃 됐다.

그.런.데! 혈중 케톤체 <0.1을 찍고나서 하루 안에 바로 키토시스로 재진입한다.

이 부분 너무나 신기했음.

관련 포스팅을 따로 할 예정이다.

재미있게도 야채와 단백질 과다 섭취한 날은 키토아웃 (수치로 정의한).


아래는, 지난 3주간의 여정 기록.



3. 키토플루: 없음


4. 수면

수면이 약간은 나아졌으나, 아직도 잘 잡히진 않았다.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은데, 주중에는 여전히 이틀 정도는 뒤척인다.


5. 위장관련

가스가 차지 않고, 변의 색깔도 다시 검어졌으며, 양도 적어졌다.

물론 냄새가 덜한 것은 덤.


6. 기분

스트레스가 많아 기분이 크게 회복되지는 않았으나, 기분 변동은 훨씬 덜해졌다.

기분이 다운되는 정도도 훨씬 나아졌다.


7. 체중

시작 후, 1-2키로 정도 빠졌다.

물론 그래도 옷은 타이트하다. 흑흑.

작년 키토식 시작 후, 칼로리 신경쓰지 않고 먹으니 최근까지 거의 도합 4-5키로 정도 증량.


8. 식탐

재미있게도, 지방을 조금 적게 먹었다 하는 식사 후에는 어김없이 음식이 땡긴다.

탄수음식(너트류 포함)이 안 땡겨서 아예 안먹고 있는데, 단백질만 많이 먹은 식사 후에는 배가 부른데도 음식 생각이 난다.

반대로, 지방이 어느 정도 있는 식사 후에는 뭔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덜해진다.

간식이 땡긴다 할 때는 아몬드/피넛 버터 한 스푼이면 땡김이 끝난다.

저스틴 클래식 아몬드 버터 넘나 맛있..


9. 단백질량 신경 안써도 ok

키토식에서 고지방을 강조하는데, 사실 단백질 섭취량 신경쓰지 않아도 키토시스에 그대로 머물더라.

좀 신기했다.

요즘은 단백질을 많이 먹다 보니, 혈중 키톤수치는 낮게 나온다. (0.9~1.5 정도)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이다.

요즘 저탄수식 관련 컨텐츠를 살펴보면, 좀 업뎃된 내용들이 보이는데.

그 중 내가 인상깊게 본 몇 가지 (출처: Low Carb Breckenridge 2018, 저탄수 학회 촬영 동영상):

1) 단백질은 많이 먹어도 고지방 식을 하는 개체에서는 인슐린을 자극하지 않으며, 고지방식을 하는 개체가 단식 후 단백질을 먹으면 키톤생성에 더 효과적이라는 동물/인간 연구의 발표 (유튜브 링크 클릭)

2) 인슐린 저항성 (혹은 탄수 저항성)의 개인차가 지방 섭취량을 결정하는데 유의미한 조절변인(moderator)이라는 것 (유튜브 링크 클릭)

3) 간헐적 단식은 24시간 이상의 장기 단식일 때 그 효과가 유의미하게 좋다는 점 (유튜브 링크 클릭)

4) 질 좋은 고기나 버터를 먹는 것도 좋으나, 꼭 그걸 추구할 필요는 없으며,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서 키토식을 하는 것을 권장. 예를 들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는다면 그냥 빵을 빼고 먹는게 최선. 지방의 질(quality)이 아닌 탄수의 량(quantity)을 신경쓰는 것이 핵심.  (아직 이 발표는 시청 안함..)

결론은, 저탄수식이 핵심이며, 단백질과 지방 섭취량은 개인의 인슐린 저항성에 따라 조절해가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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