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 시립미술관 (20080923)

Bilderei 2008. 10. 18. 03:23

제작년에도 방문했었던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이번 전시는 크게 3개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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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환생(Reincarnation)'.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냈을까.
정말 침대에서 영혼이 위로 날아가는 듯한 인공적인 영상(애니, CG 류)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영혼이 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을 알아채는 관람객은 많지 않은듯 했다.
숨은 그림찾기.
좋다. 너무 좋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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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상깊었던 '환상'
역시 인공적인 영상에서나 보아왔던 그런 모습을,
내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체험해본달까.
빨간 빛을 좇아서 화면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들의 모습과,
그 빨간 빛을 내 손에 쥐고 나비들을 이끄는 모습.
그리고 음악.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맞물리는 순간이다.
흡사 에셔의 2D상의 그림이 현실의 3D세계로 어설프게나마 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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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엉성하게)생각하는 미디어 아트의 힘은 다음과 같다.

* 매체와의 상호작용
- 기존의 예술작품은 작가가 '완성'을 한 순간, 하나의 '부동의 대상'이 된다.
   이때의 매체는 작가만이 '완성'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보는 사람에게는 그저 바라보는 것 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물리적인 것이 아닌 인지적인 상호작용만 가능하다. (그 주체는 관람객이다.)
- 하지만, 미디어 아트에서는 '미디어'라는 매체가 작가와 관람객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즉, 누군가 얘기한 것처럼 '미디어'가 작가의 확장된 감각이 되는 동시에 관람객의 확장된 감각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인지적인 상호작용이 아닌, 물리적인 상호작용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미디어 아트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아직 미디어 아트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 빈약하여, 그 의미나 함의를 도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미디어 아트의 힘을 1가지나마 정리해볼 수 있었다.
다만, 미디어 아트는 강한 감각적인 경험을 준다는 점에서 자칫, 찰나의 '쾌'로 머무를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
본 전시는 무료이며, 되도록 평일 오전에 가기를 추천한다.
관람 총 소요시간은 3~5시간이다.
(3시간은 내 기준. 3시간도 턱없이 모자란다고 생각함. 아주 빠르게 본다면 덜 걸릴수도. 개인마다 변산이 클 듯)
월요일은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미술관/박물관의 휴관일임을 고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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