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기사] 사회심리학자 Cuddy와 P-value

오늘 든 잡생각 2017. 10. 19. 21:35

오늘 아침 일찍 학과장 쌤에게서 온 전체 메일은 뉴욕타임즈에 실린 한 사회심리학자의 학자로서의 길에 대한 내용이었다.

기사 제목은 When the Revolution Came for Amy Cuddy (클릭).

10/18/2017에 발행된 기사이다.

아침에 지금 쓰는 논문작업을 더 하려고 했는데, 이 기사를 읽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굳이 Cuddy의 이력을 다 읊진 않겠으나, 이 기사는 Cuddy의 시작과 아이비 리그에서 스타학자를 지도교수로 두고, 엄청난 인용수를 자랑하는 연구를 발표하고, 학계/미디어 스타가 된 후, 그동안 출판된 연구들의 방법론에 대한 비판을 받기 시작하고, 그 연구가 replication이 되지 않고, 학계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면서 결국 아이비 리그에서의 tenured position을 조용히 손놓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기사는 Cuddy의 사례를 중심으로, p-value에 의존하는 연구들의 현재와 publication bias에 대한 얘기들을 사이드로 다루고 있다. 

2010년도에 들어서 replication movement가 있어왔고, p-value (영가설 검증)의 유효성에 대한 거센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Bayesian approach를 해야 한다, Confidence Interval을 제시해야 된다, Effect Size를 반드시 보고하라 등등 그 대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메타 연구의 경우, p-curve가 제안되기도 했고. (아래 인용 클릭)


Simonsohn, U., Nelson, L. D., & Simmons, J. P. (2014). P-curve and effect size: Correcting for publication bias using only significant results.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9(6), 666-681. (클릭)


통계 패키지에 의존하는 연구에 대한 고민이 많다.

연구 출판에 대한 압박과 좋은 연구를 해야한다는 학자로서의 고민, 펀딩을 받고 그 기간 내에 연구들을 진행해야하는 압박.

그 가운데,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 방법론을 어디서 업데이트하고 어떻게 내 연구에 적용해야 할까.

과연, 지금까지 출판한 연구들을 10년 후에 내가 자신있게 다시 얘기할 수 있을까.


통계 패키지보다는 R과 같은 오픈소스로 논문에 아예 R code까지 공개하고, 데이터 포인트를 모두 paper에 제시하는게 바람직한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걸 어디서 배워야 할까.

그래서 최근 R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박사과정 끝나기 전에 R로 분석한 논문을 한 편이라도 출판해보는 것이 목적이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래야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임상심리 박사과정은 참 바쁘다.

랩의 연구 혹은 내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도 써야 하고, 랩 데이터를 관리하고, 수업을 듣고, 내담자/환자들을 보고, 수퍼비전을 받고, 학부생들 연구/멘토링을 하고, 강의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연구자로서의 integrity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마음 한 구석 falsifiability와 replicability의 원칙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이걸로 되는 걸까.


이 기사의 한 구절이 가슴깊게 박힌다.

"Brian Nosek says. “Science isn’t about consensus.”


------------

(5/13/18 추가)


최근 이 기사의 뒷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이 기사는 이 논란의 시작점인 방법론 관련 논문에서 시작된 듯 하다.

그 논문은 사실 11명의 연구자들의 그동안의 연구들을 쭉 살펴보고 p-value라는 영가설기각의 방법론적 접근이 정말 베스트냐 라는 것을 검증하는 논문이었다.

그 11명 중 유일한 여성 연구자가 Cuddy였다고 한다.

Cuddy가 문제가 아니라, 현재 영가설기각 방법론 외에 더 나은 사회과학영역 연구방법론을 찾기 위한 과정 중 하나였던 것.


째튼, 해당 연구자는 p-hacking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최근 이 연구자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p-value에 기반한 연구들이 메타연구들의 false-positive 결과들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데이터를 수집하기 전에 미리 분석방법을 충분히 자세하고 정확하게 기술하여 웹상에 등록을 해둘 것을 권고한다. 그러면 상황에 따라서 샘플이나 변수를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처음에는 생산성이라던가 필드에서 소위 잘나가기 위한 조건에 장벽이 되는거 아니냐라는 의견들이 당연히 있겠으나, 이런 버릇을 들이고 나면 연구생활이 쉬워진다고.


:

The Calorie Myth by Jonathan Bailor (칼로리의 거짓말)

Buecherei 2017. 10. 13. 00:39

최근 1달 간 읽었던 책들 중 그 첫 스타트였던 The Calorie Myth (칼로리의 거짓말).




칼로리에 대한 논쟁은 맞다 틀리다 말이 많은 것 같아 보이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칼로리가 어떨 때 체중증가와 연결되고 아닌지를 좀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딱히 키토식을 추천하는 것은 아닌데, 좀 더 앳킨스 다이어트에 가깝게 식이 추천을 하고 있었다.


요지는,

탄수화물은 단당이든 다당이든, 복합이든 몸은 '설탕'으로 처리된다는 것.

단백질을 먹을 때 칼로리 그대로 흡수가 안되는데 그 이유는, 단백질 분해시 사용되는 칼로리가 많기 때문.

탄수화물과 지방은 소화경로가 간단한 반면, 단백질 소화는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칼로리와 체중에는 상관관계가 있지만, 뭘 먹느냐에  따라 그 관계는 확연히 달라진다.

'질' 좋은 음식을 먹을 것.

즉, 감자튀김 300칼로리와 지방함량이 좋은 소고기 300칼로리를 먹는 것은 그 질이 다르고, 칼로리-체중의 관계의 의미도 달라지는 것.

많이 먹는다고 증량하는 것도 아니고, 적게 먹는다고 감량하는 것도 아니다.

먹되, 질 좋은, 덜 가공된 식품을 먹을 것.

호르몬에 대한 얘기도 상당부분을 할애해서 얘기한다.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 아무리 좋은걸 들이부어도 에너지 대사에 길이 딱 막혀서 살이 빠지지도 않고 오히려 찔 수도 있다는 것.

싱크대 비유를 들면서, 싱크대가 막히면 물이 나가지 못하고 계속 들이차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한다.

그 치료적 대안으로, 저자가 만든 SANE 식이 플랜과 저항성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이 둘을 적절히 배치하여 몸무게 셋포인트를 낮추도록 할 것.

책의 1/2는 매우 정보가가 있고 재밌는데, 나머지 1/2는 자기 비지니스 셀링이라 읽는데 시들해졌다.

여러가지 레시피들도 후반에는 나오는데, 요리가 귀찮아지는 시점에서 그냥 스킵.


즉,

칼로리는 칼로리인데, 같은 칼로리여도 음식 질에 따라 칼로리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


:

Keto Clarity & Cholesterol Clarity by Jimmy Moore (지방을 태우는 몸 & 콜레스테롤 클래리티))

Buecherei 2017. 10. 13. 00:07

지난 1달간 박사논문 프로포잘을 준비하며, 많은 책들과 함께 했더랬다.

내 정신건강을 유지시켜줬던 책들 중 지미무어의 책인 Keto ClarityCholesterol Clarity.





Keto Clarity는 '지방을 태우는 몸'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소개되었고,

Cholesterol Clarity는 아직 번역이 안된 책인것 같음.


지미무어 팟캐를 듣다보면, 워낙 몇년 간 키토식에 대한 공격을 많이 받아와서 그런지,

자기 의견에 대한 피력이 강하고 약간은 듣기가 불편할 때가 있는데,

그 논조가 그대로 이 두 책에 녹아들어있다.

정보를 모을 때 좀 강박적인 측면도 있으면서, 유머감각도 있고, 시니컬함도 가지고 있어서, 읽는데 재미는 있는 책들이다.

다만, 그동안 나 스스로도 공부한게 많아서 막 새롭다 싶은 정보는 크게 없었다.


두 책들 모두 서두에서는 몇 십페이지를 할애하며 이 책이 나오는데 도움을 준 각 분야의 전문가들 (의학, 영양학, 스포츠학, 심리학 등)을 쭈욱 나열하고 있다.

그 영역의 전문가들의 트레이닝 이력만 들여다 보고 있자니 딱히 주류는 아닌 것 같은 인상.


누구나 그렇듯, 이 사람도 자기 비지니스 셀링에 열심이인 사람인 듯. (그런 인상)

팟캐 듣다보면 자기 광고, 남 광고들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 책/팟캐를 찾게 되는 이유는 정보가가 있는 내용이 있어서이다.


Keto Clarity 책에서는 독자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나열하는게 내게는 가장 도움이 되었다.

(물론 비지니스 셀링 냄새가 폴폴 나지만) 다양한 키토시스 측정 기기, 혈당 측정 기기, 웹/책 자료 리스트가 있고.

인종마다 키토시스 진입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기능의학적 접근을 중시하는 의료진 리스트와 해당 클리닉 위치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블로그(클릭)도 제시되어 있다.

미국도 기능의학은 보험 커버가 안되서 비싼데, 어떤 클리닉에서는 풀 패키지로 가격을 이 정도로 책정했다... 라는 안내 페이지도 보이더라.


덧, 기능의학은 알면 알수록 한의학과 접점이 있어 보이고 뭔가 양의+한의의 하이브리드같은 느낌.

기능의학을 한다는 클리닉들을 살펴보면, 심신의 전체적인 안정과 조화를 중시하고 그에 대한 개입이 구체적이다.

(임상심리학자로서의 역할도 찾을 수 있을 듯)


Cholesterol Clarity 책에서는, 최근 내 혈액검사에서 나타난 이상징후들을 어느 정도 타당화시켜주는 내용들이 있어 좋았다.

그 요지는,

중성지방(triglycerides, 70mg/dL이면 제일 좋고, 최소 100mg/dL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이 낮고 HDL (70mg/dL 이상을 권고)이 높으면 ok.

중성지방과 HDL의 비율도 중요 (흑인종의 경우, 이 정보가 도움이 안됨). 낮을수록 좋은데 이는 VLDL이 낮다는 의미이기 때문.

총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은 정보가가 없음.

LDL의 경우 파티클 입자에 따라 a) 크고 몽실몽실한 입자와 b) 작고 단단한 입자(VLDL, 중성지방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간접적 요인)로 구분되는데, a가 높으면 ok, b는 낮아야 좋은 것.

VLDL은 중성지방 나누기 5를 하면 계산할 수 있다 (2-30mg/dL이 권고된 정상범위이고 이 책은 10-14범위 유지를 권고).

따라서, 보통 lipid panel에서 보이는 ldl은 더 자세히 입자분석을 해야 그 높은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를 판단 가능하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재미있는 정보들이 많이 있다.

어떤 혈액검사를 해야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리스트와, 그걸 커버하는 보험종류가 나열되어 있다.

혈액검사 각 결과의 수치해석에 대한 자세한 정보들도 나와 있다.


나 같은 경우, 키토식 2달 후 혈액검사상에서 HDL은 엄청나게 높아지고 중성지방은 낮은 정도로 유지되었는데, LDL과 총콜이 하늘을 찔렀다.

원래 이전에도 HDL과 LDL이 모두 높은 편이였긴 했는데, 키토식 후 그 차이가 매우 커졌다.

그래서 이런저런 정보들을 찾아봤는데, 키토식 후 LDL이 높아지는 경우가 흔한 것 같고, HDL이 높고 중성지방과의 비율이 낮으면 상당히 좋은 지표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음. 

공복 혈당수치도 정상범위.

따라서 내 혈액검사에 크게 걱정은 안되었다.


데이터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 시점에서 딴 짓을 무한반복하고 있는 와중, 이 포스팅은 왠지 생산적인 기분을 선사.


+12/28/17 추가


Volek & Phinney의 책에서 발췌 (책 발췌요약 포스팅은 여기 클릭).

- 중성지방(TG) vs HDL-C의 비율이 LDL 입자크기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됨.

- TG/HDL-C > 3.5 : 인슐린 저항성이 높음을 의미, 작은 LDL 입자들이 더 많을 것임을 의미.

- (내 경험): 키토식 2개월 차의 혈액검사에서 1년 전에 비해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mg/dL)에 변화가 있었고, 의사가 6개월 후 재검을 추천.

- 2016년 4월 7일 (일반식)

- 공복혈당=96, 총콜=200, HDL=93, Cholesterol/HDL=2.2, LDL-C=93, TG=71, Non HDL Cholesterol=107

- TG/HDL-C=71/93=0.76

- TG/5=71/5=14.2

-  2017년 9월 12일 (키토식 2개월 째)

- 공복혈당=85(감소), 총콜=306(증가, 비정상), HDL=103(증가), Cholesterol/HDL=3.0(증가), LDL-C=186(증가, 비정상), TG=71(동일), Non HDL Cholesterol=203(증가, 비정상)이었음.

- TG/HDL-C=71/103=0.69 (감소)

- TG/5=71/5=14.2 (동일)

- 키토식할 때 보통 보이는 콜레스테롤 프로파일이 그대로 나타난 것 같다.

- 공복혈당은 감소, HDL이 증가, 중성지방(TG)은 변화 없고 매우 좋은 수치로 유지됨.

- 총콜이 증가했으나, 이는 LDL의 폭등 때문이고, 사실상 TG/HDL-C 비율이 좋아지고 TG/5 수치도 좋은 수준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아, LDL 작은 입자들은 그 수가 적은 듯. 

- 결론: 키토식 후 콜레스테롤 수치는 외려 좋아짐.

- (6/17/18 추가) RoLL의 경우 1년 전, 전당뇨라는 얘기를 의사에게 들었다. 나를 따라서 저탄수 식단을 하게 된 1년 후, 현재는 전당뇨 상태를 벗어났으며 식사 사이 간식에 대한 유혹도 많이 줄었다.


: